관광명소
관광명소
백석산
-
위치
주소 :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금호동 일대
명소 주변의 주요시설이나 건물 : 운천저수지, 향림사, 운천사, 금호성당 -
규모 및 시설물
총 연장거리 : 4.5 km(운천저수지 - 남광병원뒤(향림사) - 상무초등학교 뒤 - 금호성당) 팔각정 2개소, 안내판 8개, 이정표 8개, 의자 14개 체육시설 : 평행봉 등 13종, 39개
특징
- 민선시대를 맞아 주민들의 여가선용 장소제공을 위하여 개설한 산책로로 운천저수지와 산책로가 연계될 뿐 아니라 금호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코스가 개설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활용하기 좋은 장소임
이용안내
- 이용시간 및 제약사항 없음
대중 교통
- 경유 버스 : 금호36, 금호46, 진월17, 진월75, 진월77, 지원45, 대촌270, 송암72, 풍암61
백석산
누구는 벚꽃이 펑펑 축포처럼 터진다고 했다. 도처에 봄이 그렇게 터져나오고 있다.
이웃집 담장 너머엔 자목련이 곱고 학교 담장 위로 개나리도 재잘재잘 노란 웃음이 시끄럽다.
어디라고 봄이 와 있지 않으랴. 산에 들에 앞다투어 피어나는 꽃. 그 꽃에는 주인이 없다.
잠시 멈추어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바로 주인인 것.
먼 길을 나설 채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이제 제법 해가 길어졌네’ 하고 혼잣말을 하다 저녁 먹기 전에 잠깐 다녀 올 수 있는 곳, 혹은 물묻은 아내의 손을 잡고 놀이터의 아이를 불러 봄을 보여 줄 수 있는 곳이 여기 이렇게 가까이 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 운천 저수지는 자가용이 흔하지 않던 시절, 버스를 타고 가서 보트를 탈 수 있었던 특별한 회상의 공간이다. 뽕나무밭이 아파트 단지가 되는 시대에 오래된 추억의 장소가 거기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잘 지켜낸 보물을 대하는 것처럼 우선은 든든하다.
이제 그곳에서 배를 타 보려는 사람은 없지만 이 봄 이 작은 저수지는 충분히 아름답다.
물가에서 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연한 버드나무, 화사하게 웃는 벚꽃들이 어우러지고 거기엔 거짓말처럼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도 간간이 있다. 무슨 고기가 잡히든 물밑에 헤엄치는 고기가 있다는 게 흐뭇하다.
“저수지 가운데는 왜 섬이 있어요?” 아이가 문득 묻는다. 어렸을 때는 그 섬에 사는 토끼나 쥐나 다람쥐가 되어보고 싶었던 그런 섬이 그닥넓지 않은 이 저수지에도 두개있다. 건너갈 수 없는 꿈의 공간같은 곳.
아이들은 저수지 가에서 ‘저건 내 것 저건 니 것 ’한다.
그것은 별을 세는 것보다 어렵지 않으면서 똑같이 꿈을 주는 일일 게다.
그 작은 섬에는 오래된 벚꽃나무가 눈부시게 하얗고 어디서 날아온 씨앗인지 유채꽃이
작은 무더기를 이루고 있어 봄의 풍경화를 완성하고 있다.
저수지 옆엔 또 든든한 형처럼 낮은 산이 있다.
백석산, 작은 풀꽃들이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그 시작은 만만하다.
하지만 몇 발자국만 들여놓으면 그 곳엔 진짜 산이 펼쳐진다. 산 초입엔 여느 산에는 흔치 않은 시누대 숲이 있다.
샛길에는 모름지기 대나무가 제격이란 말의 연유를 알겠다. 그 서걱이는 정다움이 사람의 마음에 스민다.
산길에는 보라색 제비꽃이 아름답다. 노란 봄맞이꽃, 작은 흰꽃다발 같은 냉이, 또 무슨무슨 이름을 알지 못하는 그 작은 꽃들은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맞춤한 곳에 벤치가 놓여 있다. 이쯤해서 쉬어가라는 뜻일 게다. 숲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나무와, 나뭇잎 사이의 하늘을 본다 .아직 마른 가지가 더 많은 그 비어있는 하늘로 뾰족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연초록 작은 잎들의 몸짓이 어여쁘다. 그 애씀이 게을러진 마음을 깨운다.
그렇게 산길을 내려가는 마음엔 이제 막 켜지기 시작하는 마을의 불빛같이 화안한 것이 차오른다.
세상의 좋은 경치와 사람살이의 아름다움을 어찌 다 볼 수야 있겠는가.
다만 가는 곳마다 헛되이 지나쳐 버리지 않으면 되는 것.
[남 우·주부:서구 농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