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관광명소
서창향토문화마을
- 위치
주소 : 광주광역시 서구 눌재로 420 세동마을 일원(세하동)
명소 주변의 주요시설이나 건물 :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 야은당 등 - 규모 및 시설물
전통 한식건축물, 야은당, 장승 및 연자방아등, 한식 흙담장
농기구 전시장(문방사우, 여성장신구, 등화기구, 악기, 농기구 등)
특징
- 설치배경 : 도시화 · 산업화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농촌 풍습을 보존,정비하여 청소년들의 전통문화 및 농촌생활 체험학습장 활용 및 볼거리 제공
- 설치기간 : 1998년 ~ 2002년 (1~3단계로 구분실시)
- 활용방안
- 향토문화상품 전시·판매 : 문화관광 기념품, 전통공예품, 예술품, 전통식품등
- 무형문화 정착 : 남도창, 춤, 굿거리, 먹거리 등 소개 및 공연
- 야외 약혼 및 전통 혼례식장 및 제공
- 국내·외 관광객에 민박장소 제공 (2~3가구)
- 청소년 예절교육 및 다도교육 장소로 활용
대중 교통
- 경유버스 : 풍암61, 대촌69 , 진월79, 대촌270
옛 그림 같은 풍경 하나
옛 그림 같은 풍경 하나
비 오네! 비안개 서성이는 들판이 초록물감을 엎지른 듯 상큼하다.
향토문화마을은 서창들판을 앞에 두고 있다. 바로 여기라는 듯 솟대가 서 있다. 장대 끝에 앉은 나무새가 빗속에 초연하다.
문화마을은 양반가의 가옥 양식을 본뜬 기와집이다. 이 대문 앞에서는 이리 오너라 하는 점잖은 목소리가 어울릴 듯 싶다. 다도교육장을 관리하고 있는 정지산님이 우중에 찾아든 이를 반갑게 맞아들인다.
다실에는 ‘죽로지실’(竹爐止室)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죽로라 함은 차 마실 때 쓰는 대나무 화로를 이른다. 낮은 다탁 앞에 앉아 문밖을 본다.
집은 들어가 앉아서 보아야 그 아름다움에 공감한다던가. 초록 풀 싱그러운 마당 끝에 원추리꽃이 곱다. 뜰 저쪽으로 나 있는 문의 문지방은 아래로 휘어져 내렸다.
반듯한 직선과 둥근 곡선의 어우러짐도 아름답지만,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마음이 더욱 아름답다. 저 처마 끝이 눈길을 붙든다.
‘지탈천조’(至奪天造)라던가. 마치 하늘의 솜씨인 양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우리 한옥의 선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처마는 그 다소곳이 치켜든 선도 아름답지만 그보다 귀한 덕이 있다. 처마가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 아래 마루는 청량하다. 옛 그림 같은 풍경이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떨어지는 낙숫물을 본다.
적요하다. 이러한 때 차를 마시는가. 번잡한 세상을 피하고 싶을 때/ 밝은 창 밑의 깨끗한 책상을 마주했을 때/ 가랑비가 새순을 적실 때/ 우거진 숲이나 길게 자란 대숲을 바라볼 때- 그러한 때가 차마시기 좋은 때라 한다.
좋은 차 한 잔 앞에 두고 이 향그러움을 나누고 싶은 좋은 사람을 생각한다. 난을 친 액자가 하나 걸린 방에 분처럼 하얗게 바른 창호지문이 정갈하다. 저 문을 닫으면 바깥세상이 보이지 않는다. 꼭 내다보며 살아야 할 일이 없다면 잠시 보지 않고 사는 법도 배울 일이다.
뒤뜰로 열린 문으로 보이는 장독대가 단정하다. ‘그집 장맛’을 품고 있는 곳이다. 신새벽 아낙들이 정안수 떠놓고 엎드리던 간절한 기원을 안고 있는 곳. 뒤안에는 살림살이에 요긴한 도구들을 한데 두었다.
절구와 나무공이, 가래, 망태, 삼태기, 지게가 사이좋게 모여 있다. 이것 말고도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이런저런 귀한 물건들을 대문옆 민속용품 전시장에 따로 모아 두었다.
벼루 먹 붓 같은 문방사우며 남바위 갈모 벙거지 미투리 나막신 운혜 떨잠 뒤꽂이 화관 앞댕기 그런 입성이나 장신구들, 태평소 나각 퉁소 단소 가야금 거문고 같은 악기와 가래 도리채 고무래 따위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꼼꼼한 답처럼 소중하게 간직해 두었다. 잊고 살았던 것들이다.
이제는 고향마을에 가도 쉬이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도란도란한 웃음 같은 것이 스며든 오래된 물건들에서 떠오르는 그리움 위에 내가 사는 오늘이 문득 소중하게 다가온다. 저 산이 거기 있어 온 것처럼 사라져서는 안될 것들이 있다. 향토문화마을에는 그런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