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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도

꽝저우로에서 짚봉터널로 직진 방향 중 오른편 염주체육관 위치도

염주체육관 전경 사진

가을 공원을 거닐다

아이 손시려!

구월에 눈사람 만드는 아이들을 만났다. 반팔 옷을 입은 여자애들이 눈을 만지며 즐거워 하고 있다. 실내빙상장에서 문밖에 쌓아둔 눈이다.

인공으로 비를 내리기도 하고, 눈을 뿌리기도 하는 세상이다. 누가 날더러 자판기의 커피를 고르듯 아침마다 날씨를 선택하라면 나는 아무래도 눈 내리는 날씨를 자꾸 고를 것 같다.

입구부터 겨울나라에라도 온 듯 서늘한 빙상경기장엔 선수들과 아이어른들이 어울려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더듬더듬 벽을 붙잡고 따라 도는 아줌마는 기우뚱 거리면서도 즐거운 듯 하하 웃는다. 구경하는 사이 금세 두툼한 옷이라도 껴입고 싶다.

추운 데서 나온 탓인지 수영장에 들어서니 물의 온기가 따뜻하다. 시원하게 넓은 창으로 안기는 푸른 나무와 잔디에 마음자리마저 초록으로 싱그럽다.

소리의 활기가 가득한 곳이다. 물을 차는 소리, 물방울이 튀는 소리, 아이를 따라온 엄마가 뭐라고 하는 소리들이 명랑한 음표처럼 떠오른다.

국제경기를 치를 수도 있는 규격을 갖춘 넓고 쾌적한 수영장이다.

체육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푸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18만평의 이 너른 대지엔 종합체육관뿐만 아니라 검도장 양궁장 골프연습장 테니스장 등이 조화롭게 들어서 있다. 2002년 월드컵 개최에 따라 축구경기장도 한창 건설중이다. 종합스포츠 레저타운이라는 이름에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국민생활관과 헬스장 탁구장 서예실 화실 등 각종 시설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사시사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승마공원 잔디밭엔 소풍나온 가족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다. 승마연습장 주변 언덕엔 머리를 맞대고 재잘거리는 여자애들, 어깨를 나란히 한 연인들의 모습이 다정하다. 그만 그대로 누워 하늘을 보고 있는 이도 있다. 시처럼, 새처럼 구름 한 점 떠 간다.

승마장엔 힐러리니 나드리니 그런 이름을 가진 말이 스물다섯 마리 있다. 얼굴이 말간 여고2학년인 은주가 쁘띠프랭스라는 제 말과 눈맞춤을 하고 있다. 그냥 말이 좋아서 말을 탄단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라 말이 예쁘다는 소녀가 있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소년이 있다. 배드민턴을 치는 아빠와 아들이 있고 빈 운동장을 천천히 거니는 노부부가 있다.

이마를 스치는 바람이 청량하다. TV를 끄고 컴퓨터를 끄고 휴일 오후 공원에 나선 이들은 행복하다.

지는 햇빛에 비치는 나뭇잎 속에 아, 어느새 가을이 성큼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