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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도

송학초교 근처에 위치한 백마산 위치도

명소위치
  • 주소 :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백마산
  • 명소규모 및 시설물
    • 총연장거리 2.2km(세동마을 - 정상 - 전평저수지)
    • 팔각정 1동, 의자20개

명소 규모 및 시설물

  • 총 연장거리 : 3.5km (화개마을 - 개금산 팔각정 - 매월농장 - 전평저수지)
  • 사각정 3개소, 육각정 1개소, 원두막 1개소, 안내판 9개, 이정표 5개, 등의자 21개, 통나무 의자 30개

백마산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물어본 사람마다 고개를 갸웃했던건 최근까지 군사보호구역이었던 이산에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때 타지 않은 산이다. 혹 눈이라도 날리면 그 눈발 속에 갈기를 세운 흰 말의 잔등이 어슴푸레 떠오르지 않을까. 그런 풍경을 그리며 길을 나선다.

서창 향토마을 바로 옆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샛길이 있다. 백마산 드는 입구다. 매서운 바람 희끗희끗한 잔설 속에 파밭이 유난히 푸르다. 꽃만큼 상큼한 초록색이다. 산 입구엔 훤칠하게 키가 큰 소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다른 나무는 없다. 이 산이 바위산인 탓일까. 토양이 척박하면 다른 나무는다 살아남지 못하고 오직 소나무만이 남는다고 했다. 그렇게 산 하나가 품은 단정한 의지와 만난다.

사람의 발길을 타지 않은 길엔 마른 솔잎이 가득 깔려 있다. 옛날 사람들은 솔바람 소리를 좋아해서 주전자에서 김이 끓어오르는 소리마저 ‘송풍’이라 했다지. 솔바람 소리 웅웅거리는 이 산을 돌부리를 밟으며 간다. 천년의 세월이 이 돌 속에 스며 있다.

산 중턱에는 참호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 참호 안에서 칠흑같은 어둠을 지켜보며 그 젊은 군인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는 때로 비장했을까.

조선시대엔 이 산 위에서 김세근 장군이 의병들을 모아 적에 대항하는 훈련을 했다 한다. 나라 사랑하는 일을, 한 사람을 사모하는 일보다 당연히 값지게 안고 살았던 오래 전 옛날 사람들의 함성이 가득했던 곳이다.

꿩이 푸드드 날아오른다. 아름다운 깃털이 꿈결같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 추운 산속에서 열 걸음 걸어 한 번 모이를 찾고 백걸음 걸어 물 한 모금을 마신다 할지라도 저 자유로운 꿩은 새장에 들지 않을 것이다.

소나무는 오를수록 키가 작아진다. 허리를 굽히고 서있는 양이 어질고 무던하지만 또한 의연하고 강인하다.

산 꼭대기에 오르는 건 어렵지 않다. 해발 1백미터의 나지막한 산이다.

그러나 이 산마루에서는 내가 사는 서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람이 사는 마을과 저수지와 길과 그런 것들.

저 속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또 한해의 삶을 치러냈구나.

문득 고요하다. 높이와 거리가 주는 무욕이며 평화다.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어지럽게 맴을 돌다가 멈추어 본다.

내가 처음에 착륙하려 했던 지점에서 나는 얼마나 멀리 와 있는가.

망루가 하나 장난감처럼 서 있다. 산불감시 초소다.

아무데도 산불 나지 않음. 동서남북으로 창이 열린 이 망루에서 나는 어린왕자의 별에라도 온 양 싶다.

선 자리에서 몸을 돌리기만 하면 해 뜨는 무등산에서부터 해 지는 서창들녘까지 한눈에 내려다뵌다. 내 마음을 감시하는 굳건한 망루 하나를 세우고 나도 나를 지켜야겠다고 착한 아이가 일기를 쓰는 마음이 되어본다.

산마루엔 바람 때문인지 깃발은 없고 깃대만이 솟아 있다.

여기에 새해를 맞는 깨끗한 마음의 깃발 하나를 올리고 간다.